나의 야망, 가장 비싼 명품

나는 그가 내 젊음을 원한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내 야망에 투자함으로써 내 몸을 사로잡았다.
 
프롤로그: 유리 아래의 균열
이 글을 쓰는 지금, 저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큐베이터 파트너와 화상 회의를 막 끝냈습니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있고, 제 옆에는 제 자신의 온라인 아트 큐레이션 플랫폼 사업 계획서가 놓여 있습니다.
석 달 전, 제 인생은 완전히 다른 그림이었습니다.
제 이력서는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서울대학교 학부 졸업 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술사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크리스티 경매에나 드나들 법한 엘리트처럼 들리겠죠. 하지만 현실은, 홍대의 작은 오피스텔에 살면서 벽에는 MoMA 포스터를 붙여놓고, 침대 머리맡에는 달러로 청구된 컬럼비아 대학의 엄청난 학자금 대출 고지서를 두고 있었습니다.
Btcsugardating.com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컬럼비아 버틀러 도서관에서 논문을 쓰며 밤을 새우던 어느 늦은 밤이었습니다. 제 옆자리의 금발 여학생은 우리 과의 전형적인 ‘상속녀’였는데, 겉보기엔 수수하지만 값비싼 Goyard 토트백에서 가죽으로 된 Smythson 노트를 꺼냈습니다. 무심코 그녀의 맥북 화면을 엿보았을 때, 거기엔 따분한 논문이 아니라 세련되고 미니멀한 웹사이트 인터페이스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CEO’, ‘창업자’, ‘파트너’ 같은 직함이 즐비한 남성들의 프로필을 무심하게 넘기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은 제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여기서 대체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그 생각이 제 마음에 씨앗처럼 심겼습니다.
서울로 돌아와 현실에 부딪히며 좌절하던 중, 도서관에서 엿보았던 그 ‘비밀의 세계’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가치를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는 복잡한 심정으로, 저는 단호하게 그 웹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첫 만남: 포시즌스 호텔에서의 대화
저는 5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남자, 강태준과 매칭되었습니다. 우리의 첫 만남 장소는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의 스피크이지 바, ‘찰스 H.’였습니다.
이날을 위해 저는 세일 기간에 산 COS의 심플한 원피스를 입었습니다. 반면 그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Loro Piana 셔츠를 입고 소매를 무심하게 걷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로 드러난 A. Lange & Söhne 시계의 깊고 푸른 핸즈는 바 안의 그 어떤 예술품보다도 저를 매혹시켰습니다.
그는 Krug Grande Cuvée 샴페인을 주문하고,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며 제 인생 철학에 길이 남을 말을 했습니다.
“연우 씨,” 그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제 위치에 오르면 시간이 유일한 명품이 됩니다. 그리고 섹스는, 솔직히 말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일 뿐, 희소한 자원은 아니죠. 정말 희소한 것은 함께 시간을 보낼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에도 상대방과 계속 대화하고 싶은지, 그것이 관계의 가치를 측정하는 유일한 기준입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습니다. “그러니 제게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지 마세요. 당신 자신에 대해 말해보세요. 책에는 없는, 오직 당신만의 무언가를.”
그 순간, 저의 모든 긴장감은 사라졌습니다. 저는 한국의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붓 터치의 시대적 배경부터 예술계 이면의 자본 게임에 이르기까지, 제 모든 것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마지막에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제 일은 남들이 발견하기 전에 저평가된 가치를 찾아내는 겁니다. 이 원칙은 회사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군요.”
동행: 파리에서의 교훈
한 달 후, 그는 사업차 파리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떠나기 전날, 아름다운 상자가 제 오피스텔로 배달되었습니다. 안에는 Max Mara의 클래식한 101801 카멜 코트와 걷기에 편한 Roger Vivier 플랫 슈즈가 들어 있었습니다. 카드에는 단 한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파리의 가을은 쌀쌀해요. 감기 조심해요.”
그의 짐은 여러 공항과 호텔의 코드가 붙어 있는 Rimowa 알루미늄 여행 가방이었습니다. 마치 말없는 훈장들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몽테뉴 거리의 플라자 아테네 호텔에 묵었습니다. 낮에 그가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저는 그 따뜻한 코트를 입고 파리의 미술관들을 거닐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그가 모네의 ‘수련’을 바라볼 때, 저는 백내장과 싸우며 시력을 잃어가던 화가가 시각을 넘어 마음으로 포착한 색채의 세계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마레 지구에서 비가 내리던 어느 오후였습니다. 길모퉁이에서 수채화를 파는 노인을 만났고, 저는 쭈그리고 앉아 지갑에 남은 마지막 몇 유로로 파리의 지붕을 그린 작은 그림을 샀습니다. 프랑스어로 노인의 빛 사용을 칭찬하자 그의 얼굴에 오랜만의 미소가 번졌습니다.
태준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우산을 든 채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밤에 호텔로 돌아와 제가 그 작은 그림을 소중하게 마는 것을 보며, 그는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그 그림, 내가 경매에서 본 어떤 작품보다도 소중하군.”
그 순간, 그의 마음속에서 저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변했음을 깨달았습니다.
클라이맥스: 플라za 아테네에서의 하룻밤
그날 밤, 우리 스위트룸은 Diptyque 캔들 향으로 가득했고, 우리는 Baccarat 크리스털 잔에 담긴 Dom Pérignon Rosé 샴페인을 마셨습니다. 발코니에서는 반짝이는 에펠탑이 보였습니다.
낮 동안의 감정적 교감은 공기 중에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Hermès 오렌지색 상자에서 La Perla의 실크 슬립 드레스를 꺼내 저에게 건넸습니다. “이걸 입어봐요. 보고 싶어.” 그가 속삭였습니다.
제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그의 눈빛은 저를 불태워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의 키스는 더 이상 탐색하는 듯한 것이 아니라, 소유욕과 경외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부드러우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저를 안아 올려 섬세한 레이스가 달린 침대에 눕혔습니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서늘한 파리의 밤바람에 몸을 떨자, 그는 즉시 자신의 뜨거운 몸으로 저를 덮었습니다.
“Elif…” 그는 제게 지어준 프랑스식 이름을 속삭였습니다. “당신은 잃어버린 예술품 같아. 나만 볼 수 있도록 소장하고 싶어.”
수십억 달러의 계약서에 서명하던 그의 손이, 이제는 거의 경배하듯 부드럽게 제 몸을 어루만지며, 닿을 때마다 현기증이 날 듯한 불꽃을 일으켰습니다. 창밖에서는 에펠탑이 매시 정각의 조명 쇼를 시작했고, 그 반짝이는 불빛이 얽힌 우리 몸 위로 명멸하는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저는 소용돌이치는 감각의 은하수 속으로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며, 그의 품에 완전히 몸을 맡겼습니다.
에필로그: 새로운 새벽
서울로 돌아온 후, 우리는 잠실 시그니엘 서울의 스위트룸에서 익숙한 도시를 다시 내려다보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저의 온라인 아트 플랫폼에 대한 꿈을 물었습니다.
며칠 후, 저는 제 새로운 역할을 위한 ‘취임 선물’을 받았습니다. 제가 미니멀하고 지적인 미학 때문에 존경하던 브랜드, The Row의 핸드백이었습니다. “축하해요, 서 대표님.” 그가 말했습니다. “당신의 첫 서류 가방이오.”
그리고 이메일이 왔습니다. 그가 제게 전달한 것이었습니다. 수신자는 그의 친구인 실리콘밸리의 최고 인큐베이터 창업자였습니다.
제목은 이랬습니다: “소개: 독보적인 비전을 가진 유망한 창업자.”
저는 그 새 가방을 들고 제 인생의 첫 번째 진짜 사업 미팅에 들어섰습니다. 그 순간, 저는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제 컬럼비아 학위, 예술적 안목, 그리고 평범함을 거부하는 제 불굴의 야망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명품이라는 것을.
그리고 Btcsugardating은 제 종착역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은 단지, 제 명품이 그 가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기꺼이 투자할 단 한 명의 구매자를 만날 수 있게 해준, 비범하면서도 놀랍도록 정확한 시장이었을 뿐입니다.